그때 그곳에서는

실과 바늘

Doobe 2011. 10. 10. 00:43


여행을 떠난 지 한달만에 가방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방끈이 끊어졌다. 새 여행가방에 한달만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. 챙겨온 바늘과 실을 이용해 가방끈을 꿰맸다. 바늘이 작고 가늘어서 두꺼운 가방끈을 꿰매는 게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. 나중엔 힘을 준 손가락이 시뻘개졌다. 

가방끈을 꿰매는 동안, 실과 바늘이 인류가 발명해낸 참 유용한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. 인류가 초기에 만들어낸 단순한 도구이지만 이것으로 몸을 보호하는 옷과 발을 보호하는 신발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. 박물관에 전시된 구석기 시대의 뼈바늘을 보며 '뭐 이런 걸..' 하며 그냥 지나쳤었는데, 바늘이 전시될 만한 훌륭한 도구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.